FAQ
수리생물학과 수리생물학 연구실에 대해서
아직 국내에는 생소한 전공을 하고 있다 보니 수리생물학에 관한 문의를 이메일로 종종 받습니다만 연구와 강의만으로도 하루가 훌쩍 지나가다 보니 답장을 못해드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앞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자주 받았던 질문과 그에 대한 제 생각을 간단하게 이곳에 적어보려고 합니다. 수리생물학에 관심 있는 모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 수리 생물학을 소개하는 글 및 영상?
Ian Stewart의 '생명의 수학'과 Steven Strogatz의 동시성의 과학 'Sync'는 수리생물학이 어떠한 분야인지 잘 소개한 교양서적입니다. Mike Reed 교수가 최근 AMS Notice에 기고한 'Mathematical Biology is Good for Mathematicians'은 수리 생물학이 수학 분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글입니다. 아래는 제가 기고한 수리생물학에 대한 짧은 소개 글, 강연, 인터뷰 여상입니다.
복잡한 생명 현상을 이해하는 21세기 현미경, 수학, 수리생물학 : 수학과 생물학의 아름다운 만남!, 생명현상의 퍼즐을 푸는 수학, 수리생물학!, 수리생물학(Mathematical Biology)
2018 봄 카오스 강연 수리생물학: 수학과 생물학의 만남, 인터뷰, [Find Math 2] 생명과학과 수학 / YTN 사이언스, 논리의 결정체, '수학'으로 '생물'을 연구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걸까?/과학쿠키, 60년 묵은 생물학 난제를 수학으로 풀어버리다/과학으로 장난치는 게 창피해? 과장창!
2. 수리 생물학 개론 전공 서적?
Eduardo Sontag 교수 웹사이트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강의 노트는 수리생물학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상미분방정식, 편미분방정식, 확률미분방정식이 어떻게 생명현상 연구에 사용되는지 잘 소개해 놓았습니다. James Keener와 James Snyed의 'Mathematical Physiology'에는 많은 수리생물학 예제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Ron Milo, Rob Phillips의 'Cell Biology by the numbers'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수학자가 읽어보기 좋은 세포 생물학 교재입니다.
3. 학부 때 수학만 공부한 학생도 대학원에서 수리생물학을 전공할 수 있나요?
네. 저 역시 학부 시절 생물학 공부는 전혀 하지 않았지만 박사과정 동안 즐겁게 수리생물학 연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대학원 코스웍 동안 정규 수학 수업 외에도 제가 관심있는 분야에 필요한 핵심 생물학 수업을 추가로 들어야 했기 때문에 좀 더 힘든 대학원생활을 보내긴 했습니다. 생물학 분야의 상세한 지식 보단 깊고 폭넓은 수학적 지식과 생명현상에 대한 호기심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현재 연구실 학생 대부분 수학만 학부시절 공부한 학생이지만 훌륭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
4. 학부 때 생물학만 공부한 학생도 수학과 대학원에서 수리생물학을 전공할 수 있나요?
현실적으로 학부 수학 전공 없이 폭넓은 전공수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수학과 퀄 시험을 통과하기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수학과 물리학 이론을 이용해서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Systems Biology 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박사 학위 후 저희 연구실에 포스트 닥터로 조인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5. 수리생물학자에기 필요한 자질은?
수리생물학의 목적은 주어진 생물학 문제를 제일 적합한 수학 도구를 사용해서 해결하고 그에 수반한 수학 이론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떠한 수학 지식이 필요할지 모르기 때문에 폭넓은 수학 공부가 필요합니다. 미분방정식과 확률론은 가장 널리 사용되는 수학 분야들이고 대수학, 위상수학, 조합론도 수리생물학 연구에 사용되고 있답니다. 의미있는 생물학 문제를 찾고 본인의 연구하는 분야의 생물학 논문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생물학적 지식 역시 필요합니다. 특히, 실험을 해주는 공동연구자와 협력 연구를 위해서는 생물학의 언어로 이야기 할 수 있어야하고 본인이 도출한 가설을 테스트할 수 있는 실험 디자인이 어떤 것이 있을지까지 계획할 수 있어야합니다.
6. 수리생물학 전공자의 진로는?
아직 국내에는 수리생물학 전공자의 수가 많지 않아 외국의 사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우선 American Mathematical Society에서 발간하는 자료에 따르면 미국 수학박사 학위자 중 10% 이상 통계학 박사 학위자 중 40% 이상의 박사 학위 연구 주제가 생물학과 관련되어 있을 정도로 수학, 통계, 생물학의 결합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고 Academic 취업 시장도 이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리생물학 전공자가 수학과가 아닌 생물학과나 의학과에 채용되는 사례가 국내외 모두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일례로 KAIST 시스템 바이올로지 및 뇌공학에 물리학과, 전산학과 등 생물학과 관련 없어 보이는 학과에서 학위를 교수님들이 많이 계시지요. 그리고 Pfizer, Novartis와 같은 글로벌 제약회사에서 신약관련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을 위해 수리생물학 전공자들을 고용하고 있으며 미국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전염병 확산 모델링 관련해서 수학자를 고용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세상에서 제일 복잡한 생명시스템을 연구하는 것이 수리생물학 연구이다 보니 다른 분야로의 진출도 수월할 것이란 것이라 생각합니다. Science지에 실린 수리생물학자의 진로에 관한 글 입니다. 10년전 글이지만 현재 국내 상황에 더 적합한 글일 수도 있겠네요. 현재까지 연구실에서 졸업한 학생들의 진로는 Lab Member 메뉴에 가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7. 수리생물학 관련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나요?
매년 한국수리생물학 연례학술대회가 열리고 매년 봄과 가을에 열리는 한국응용수학회에도 수리생물학 관련 세션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계절학교 워크샵등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미국 Matheamtical Biosciences Institute에서 National Mathematical Biology Colloquium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달에 한번 수리생물학을 선도하고 있는 학자들의 강연을 온라인으로 생중계를 해주어서 누구나 신청만하면 참석할 수 있습니다.
IBS 의생명수학 그룹에서는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온라인 콜로퀴움이 봄과 가을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8. 수리생물학 연구실에서 연구를 하려면?
0) 수리생물학 연구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온라인 세미나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고, IBS에서 열리고 있는 오프리라인 저널 클럽은 IBS에 방문자 등록을 해야하기 때문에 저에게 이메일로 참석 요청 후에 참석 가능합니다. 연구실에 조인하기 전 (혹은 수리생물학으로 타학교 대학원을 진학하기 전에) 정기적으로 참석해보고 본인의 적성에 맞는지 알아보면 좋습니다.
1) KAIST 학부생: URP 프로그램 혹은 인턴 프로그램을 통해서 참여할 수 있습니다.
2) KAIST 대학원생: 지도교수 선택기간에 면담을 통해서 면담 후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저에게 찾아 오기 전에 알면 좋은 정보들입니다.
i. 학부 때 생명과학 관련 분야를 복수 전공해야하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현재 수리생물학 연구실 대학원생 대부분 학부시절 수학만 공부한 학생들이지만 모두 훌륭하게 연구를 잘하고 있습니다.
ii. 졸업 여건은?
수학 이론 논문 한편과 생명과학 논문 한편을 쓰는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학생의 진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학원 생활 통해 성장해서 "독립적으로 타분야 연구자들과 융합연구를 진해행할 수 있는 연구자"가 되는 것이 수리생물학 연구실의 지향점입니다.
iii. 어려운 점은?
다른 수학 분야와 달리 수학과 생명과학을 아우르는 분야다 보니 수학 문제 풀이 능력 외에도 다양한 능력들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생명과학 공부도 병행을 해야야하고, 실험하는 연구실과 공동 연구를 해야할 경우도 많아서 의사소통과 발표 능력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수학 논문 보다 생명과학 논문 글쓰기는 좀 더 다양한 것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글쓰기 능력도 필요합니다. 이렇게 많은 것들을 배워야하기에 쉽지 않은 과정이고 어쩌면 다른 수학 분야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는 곳에 가서든 필요한 경험을 하고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iv. 저에게 찾아오기 전에 해야할 일 (사실 어느 연구실이든)
a. 읽어보면 좋은 글: How to Pick a Graduate Advisor
b. 수리생물학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인데, 우리 연구실의 연구주제, 일상 생활이 소개되어 있고 연구실원들의 인터뷰도 있으니 참고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최근 IBS로 옮긴 연구실 영상입니다. 20분부터 시청하면 됩니다.
c. 지금 읽고 있는 글을 포함해서 온라인을 통해서 연구실 정보를 알아볼 수 도 있겠지만, 연구실 학생들에게 직접 컨택해서 이메일도 주고 받고, 통화도 해보고 만나도 보기 바랍니다. 모두 친절한 학생들이니 기꺼이 도와줄겁니다.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연구 여건은 어떤지, 지도는 제대로 받을 수 있는지, 경제적인 지원은 어떤지, 교수님이 학생에게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지 등등.. 석사 학생이면 2년 박사 학생이면 5년 정도 몸 담아야할 곳 입니다. 적극적으로 최대한 많이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확실한 정보에 기반해서 중요한 인생의 선택을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의 말보단 경험해본 사람의 말이 더 정확하고, 경험해본 사람의 말보단 직접 경험을 해보는게 정확하겠죠. 누군가에는 최고의 연구실이 누군가에겐 최악의 연구실이 될 수 있습니다. 꼭 본인이 지향하는 대학원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인지 체크 해보기 바랍니다. 가장 최근에 들어온 학생도 저와 만나기 전에 연구실 학생들과 이메을 주고 받고 통화도 하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제 지도 교수님은 대학원을 들어갈 때 전혀 몰랐던 분이었습니다. 수리생물학이란 분야를 공부하고 싶어서 유학을 나갔지만 정말 이 분야가 적성에 맞는지 잘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5분도 알아듣지 못했지만 수리생물학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그곳에서 유학 나갈때 같이 연구하고 싶었던 유명한 교수님 외에 다른 젊은 교수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생체시계라는 난생 처음 들어보는 분야를 연구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원래 염두에 두었던 교수님과는 연구실에 들어가는 것이 어느 정도 상의가 되어 있었지만, 최종 선택 전에 새로운 교수님과 경험을 해보지 않는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교수님께 최종 선택 전에 참여할 수 있는 연구가 있는지 여쭤보았더니 가능하다고 해서 방학동안 연구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교수님과 연구실원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여기가 가고 싶은 연구실이란 제 선택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고 그 선택은 제 인생에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였습니다.
d. 제가 예전에 쓴 논문 보단 연구실 학생들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최근 쓴 논문들을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본인이 연구실에 들어왔을 때 유사한 주제나 깊이로 연구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본인의 흥미와 일치하는지 체크해보면 좋습니다. 논문에 관해서 궁금한 점이 있으면 연구실 학생들에게 물어보기 바랍니다.
v. 저에겐 석사란 연구 경험을 해본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고 박사란 연구를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독립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것이 참 어려운 과정입니다. 본인의 노력, 지도하는 사람의 노력, 연구 환경 등 많은 것이 갖춰져야 합니다. 연구 결과가 나왔을 때 논문을 제가 쓰면 빨리 쓸수 있지만, 학생에게 저와 비슷한 수준으로 글쓰기를 하게 하려면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모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답니다. 8년 정도 학생을 지도하면서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며 예전 보단 조금 요령(?)이 늘었지만 여전히 교수와 학생이 모두 힘든 과정입니다. 그러다 보니 연구실은 소수의 학생으로만 유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연구실 학생을 신중하게 받고 있고 일년에 한명 이상을 받지 않는 것이 현재 원칙입니다. 대신 소수의 학생에겐 연구에 집중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0. 대학원 생활에 도움이 되는 자료
i.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권창현, 엄태웅, 최윤섭
ii. "A PhD Is Not Enough!: A Guide to Survival in Science"-Peter J. Feibelman,
iii. "학문을 직업으로 삼으려는 젊은 학자들을 위하여" - 오욱환
iv. 논문 글쓰기 길라잡이: "원병묵 교수의 과학 논문 쓰는 법"
v. Meta-Morphism: From Graduate Student to Networked Mathematician
vi. 성균관대 원병묵 교수님의 대학원 생활 길라잡이 콜렉션
▣ 지도 교수와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 (네이처 커리어, 2021년 12월 10일) https://www.facebook.com/bmweon/posts/5260636590631843
▣ 박사 과정에서 배운 기술은 학계를 떠나서도 여전이 중요! (네이처 커리어 칼럼, 2021년 12월 15일) https://www.facebook.com/bmweon/posts/5271706046191564
▣ 박사 시작할 때 알았으면 하는 20가지 — 루시 테일러 박사 https://www.facebook.com/bmweon/posts/2377437788951752
▣ 뉴욕주립대 Ashley Stenzel 박사 과정 ‘엄마’ 학생의 글 https://www.facebook.com/bmweon/posts/3093411510687706
▣ 박사 과정, 그 험난한 바다를 여행하는 법! (네이처 커리어 칼럼, 2019년 12월 16일) https://www.facebook.com/bmweon/posts/4944124665616372
▣ 친구와 가족이 나의 박사 과정에 대해 알았으면 하는 것들! (네이처, 2019년 3월 21일) https://www.facebook.com/bmweon/posts/4768801876481986
▣ 박사 과정 학생의 소셜 미디어 활용법! https://www.facebook.com/bmweon/posts/4570307446331431
▣ 박사 과정 프로젝트 관리 전략 https://www.facebook.com/bmweon/posts/5342659175762917
▣ 최근에 늦은 나이에 공부를 다시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마음으로 응원하고 싶어 몇 자 올립니다. https://www.facebook.com/bmweon/posts/4462824870413023
▣ 박사 학위가 필요한 이유! (Nature Education eBook) https://www.facebook.com/bmweon/posts/5333099963385505
▣ 대학원생이 피해야 할 실수들! https://www.facebook.com/bmweon/posts/4556605837701592
▣ 대학원 진학 희망 학생이 교수에게 보내는 이메일 작성 방법! (포닥이나 연구원 지원 경우도 적용 가능) https://www.facebook.com/bmweon/posts/4773291812699659
▣ 대학원이란 무엇인가? https://www.facebook.com/bmweon/posts/5332423333453168
▣ 대학원 선택을 위한 7가지 조언! https://www.facebook.com/bmweon/posts/4696455753716599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