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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정

최석정이란 이름은 수학자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다. 카이스트 오윤용, 한상근, 곽도영 교수의 발굴과 뒤를 이은 여러 분들의 노력으로 우리나라에서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인정받는 흔치 않은 조선 학자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최명길(崔鳴吉, 1586~1647)의 손자인 최석정(崔錫鼎, 1646~1715)은 조선 현종과 숙종을 모셨으며 영의정을 여덟 번이나 지낸 문신으로, 어려서부터 신동이었고 조정에서는 나라를 위해 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정치의 핵심에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에도 유학을 정리하여 예기유편 18권을 편찬하였고, 평생 많은 글을 썼다. 이런 분이 우리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이 분의 방대한 저술 가운데 수학책이 한 권 있기 때문이다. 제목은 구수략(九數略)이며 지금까지 전해지는 몇 안 되는 조선 수학책 가운데 하나이다. 조선의 수학책들은 묘하게도 저자마다 그 철학이 다르고 구성도 다른데, 최석정의 구수략은 일견해 보아도 수학의 기초와 그 본질을 설명하고 정리하려 한 흔적이 역력하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지난 직후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남아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고 기록에 남아있다. 이런 때에 국가 차원에서 중국 달력인 시헌력(時憲曆)을 도입하는 문제라든가 군사적으로 중요한 진법 연구 등과 관련해서 그는 수학에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는 우리 수학을 공부하였으며, 중국에 사신으로 가서는 중요한 수학 문헌을 구해왔다고 보인다. 이렇게 해서 공부한 여러 가지 서양 수학들이 구수략에 총 망라되어 있다. 이 중에는 네이피어 계산자 사용법인 주산(籌算) 설명도 들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유학과 도학에서 수학의 철학적 바탕이라고 보이는 상수학(주역을 바탕으로 한 수철학)을 기본으로 하여 수학의 이론을 전개해 나갔다. 이런 독특한 관점은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들어있는 마방진들과 다른 도식에 잘 나타나 있다. 최석정은 중국 수학의 이런 도식들에서 빠졌다고 보이는 것들을 자신의 수리철학적 관점을 바탕으로 만들어 채워 넣었다. 이 가운데는 서양의 수학보다도 훨씬 먼저 만들어진 것들이 있다. 이중 하나는 송홍엽 교수의 글에 설명이 있으며 또 하나는 한상근, 김성숙 교수가 새로이 발견하여 조만간에 우리에게 소개될 예정이다.

참고자료 : 최석정, 17세기의 영의정 수학자 (김영욱), 대한수학회 소식지 2013년 9월호,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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