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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르텐(주) CEO 이영 동문

이영 (석사93, 박사95 수료) 동문은 테르텐(주)를 2000년에 창업한 CEO이며 현재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2015부터)이다. 바쁜 일정임에도 수리과학과 소식지의 인터뷰에 흔쾌히 응하였다. [학생기자=기, 동문님=동]

기: 선배님께서 한상근 교수님 지도로 석사를 받으시고, 박사과정에 계시는 중, 벤처 창업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대표로 계시는 테르텐은 어떤 회사이고 어떤 업무를 주로 하시는지 간략히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동: 테르텐은 보안 SW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저희 회사에서는 특히 불법 다운로드를 방지하는 보안 프로그램을 다루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네이버에서 영화를 구입했을 때 구매 기간이 지나면 더 이상 영화 다운로드가 불가능하거나, 인터넷 강의를 정해진 기한과 PC가 아니면 다운로드 할 수 없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만듭니다. 비슷하게 인트라넷 보안도 다루고 있는데요, 기업에서 기업의 데이터를 보안하고 데이터의 원본을 해킹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들을 합니다.

기: 박사과정 공부를 하시다가 창업을 위해 학업 중단을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보기에 많은 용기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 어떤 생각을 거쳐 창업으로 결론을 내리시게 되었는지 등이 궁금합니다. 

동: 처음부터 창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석사에서 박사로 넘어가기 전에 벤처 기업에서 근무를 잠깐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처음 창업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대학원에서 암호론을 전공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암호론이 다른 순수수학에 비해 실용적이고 상업적인 분야이다 보니 구체적인 어떤 아이템을 개발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입원을 하게 되셔서 간호를 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잠깐 휴학을 했는데, 그 덕에 혼자 고민해볼 시간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시간 동안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다가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기: 벤처 창업 등을 꿈꾸는 재학생들에게 선배님의 경험담이 많은 가르침을 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동: 일단 가장 큰 어려움은 산업체 근무 경험이 적었다는 거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장 분석을 잘 못해서 초창기 영업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또 그 당시에는 SW 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한국에서는 SW를 어떤 기업에 팔고 싶으면 각각 그 기업만의 고유 버전으로 수정해서, 즉 커스터마이제이션(customization)시켜서 판매하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져 있는데, 그러면 너무 비효율적인 측면이 많아서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관행을 따르지 않고 해외에 수출을 주목적으로 하겠다고 결심했지만 우리나라만큼 인터넷 강국이 없어서 그 또한 처음에는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그러한 철학을 고집하다보니 결국 받아주는 기업들이 생겼죠. 제가 겪은 어려움은 아마 대부분 준비가 부족한 학생 기술개발 창업의 문제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론적으로만 배우고 그 과정에서 미국의 실리콘 밸리 같은 해외 예시만 보다 보니 우리나라의 국내 시장 분석이나 다른 대기업 점유율에 생각하지 못한 채로 창업을 하게 되어서 생긴 어려움이었죠.

기: 우리나라가  사회 전반적으로 남성 중심적이어서 여성 벤처인으로서의 어려움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이에 대한 선배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동: 일단 부모님이 이공계 가는 것을 반대하셨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제가 대학을 갈 때는 이공계에 다니는 여성 비율이 더 적었습니다. KAIST에는 여학생들이 한 3~4%밖에 안 되던 때였습니다. 지금도 보면 보안업체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 CEO가 5명이 안됩니다. SW산업협회에 있는 여성 임원 수는 2~3명밖에 안 되고요. 그래서 아무래도 불편함이 컸습니다. 지금은 일하는 여자들이 많아졌지만 16년 전에 제가 처음 창업할 때만 해도 업무하는 여성들에 대한 인식이 안 좋던 때였습니다. 비즈니스 때문에 호텔에서 조찬을 먹으러 갈 때도 여자가 호텔에 드나들면 오해를 사기 쉬웠고, 주목받는 거에서 오는 불편함이 많았습니다. 특히 비즈니스는 팀워크가 중요한데, 고객이나 사원들이 여자 사장에 대한 편견이 있고 일이 목적이더라도 남녀가 늦은 시간에 만나는 것이 불편하다는 시선이 많아서 일의 효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또 직업이 있는 여성이 적다보니 남자에 비해서 여성 인맥이 적은 것도 어려움 중 하나였죠. 그 당시 상황이 남성 중심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저처럼 “소수자”로 창업한 경우는 당연한 일들을 여자라서 참아야하는 일들이 많아서 아쉬웠습니다.

기: 2015년부터는 여성벤처협회의 회장님으로 당선되셨는데요, 여성벤처협회의 업무나 활동 등에 대해서도 안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동: 현재 벤처 협회 마크를 가지고 있는 벤처 회사 35000여개 중에서 여성 벤처 CEO 비중은 8%(2500~2600개) 정도 밖에 안 됩니다. 벤처 협회는 만들어진지 20년이 좀 넘었고, 여성벤처협회는 올해로 18주년입니다. 여성벤처협회는 여성들만의 목소리를 내고 여러 여성 벤처 창업가 및 여성 예비 창업가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저희가 주로 하는 업무는 여성 벤처 창업가들을 위해서 규제를 풀거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하고, 해외 진출을 위해 무역 사절단을 보내는 등의 일입니다. 또 예비 여성 창업가들을 위해 창업 보육이라고 일종의 멘토링을 해주는데, 먼저 창업한 멘토가 신생 창업가(멘티)에게 경영 방침을 도와주고 격려해주기도 하면서 직접 멘토의 경영을 실감하면서 배울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창업가들이 처음 창업 후 3~5년 째 쯤에 데스 밸리라고 어려움을 겪는 시기가 있는데, 그 시기를 잘 극복하기 위한 멘토링과 지원도 해주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다 같이 모여서 서로 격려하고 어려움을 토로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기: 수학을 공부하시던 경험에서 벤처 경영을 하시면서 어떤 영향력을 배후에서 주었다고 생각하시는 점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동: 사실 기술 벤처에서 수학과는 전산과나 전기전자공학과 같은 다른 학과들에 비해서 산업 경험도 부족하고 기술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어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4차 산업 혁명이라고 해서 알파고처럼 정말 완전히 새로운 기술 및 산업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산업에는 오히려 학습능력이 좋을수록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수학은 기초학문이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는 더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세대는 그동안처럼 원래 있던 것을 발전시킨 산업이 아닌 완전 새로운 일들이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기초 학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 후배들 중 벤처와 창업 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해 주시고 싶으신 말씀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동: 사실 가지 않은 길은 아무리 조언해 줘 봐도 모를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 여성 벤처 협회에서 진행하는 멘토링 사업 같은 일들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창업에 대해서 잘 조언해주고 이끌어 가줄 수 있는 멘토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즈니스 하는 것만큼 좋은 멘토를 찾는 것도 많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대학교에 지도교수님이 있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 멘토링을 통해서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창업 말고도 다른 여러 분야에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여러분이 인생에서 좋은 멘토를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기: 귀한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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