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최석정 발굴기: 곽도영, 한상근 교수 특별 대담

최석정 발굴기: 곽도영, 한상근 교수 특별 대담

편집자 주: 최석정의 수학적 업적에 대해서는 최근에 들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였는데, 이를 최초로 발굴하여 학계에 보고하신 분들이 우리 학과의 곽도영 교수님과 한상근 교수님이라고 한다. 그 사연을 들어보기 위해 소식지에서 인터뷰를 하였다.

(기: 학생기자, 곽: 곽도영 교수, 한: 한상근 교수)

기: 곽도영 교수님 안녕하세요. 학과에서 최근 최석정 강의실 개관을 하였고, 변재일 국회의원님, 신성철 총장님을 비롯하여 여러 내빈들을 모시고 기념행사를 하였습니다. 이런 최석정의 업적을 최초 발굴하신 분들이 곽도영 교수님, 한상근 교수님이시라고 하는데, 우선 교수님께서는 최석정이라는 분을 원래 아셨습니까?

곽: 예전에는 저와 한상근 교수님 모두 그 분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한양대 명예교수님이신 김용운 교수님이 74년도 경에 최석정의 업적 중 하나인 지수귀문도에 대해 소개하셨던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분도 직교라틴방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기: 어떤 사건, 계기로 인해 이 책 구수략을 발견하시게 되었고, 그 책에서 이런 수학적 내용을 발견하시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십시오.

곽: 이 책은 장인어른 댁에 있었습니다. 장인어른 댁에는 한자로 된 옛 유학 책이 상당히 많았는데, 방문할 때마다 그들이 무슨 책인지 궁금했습니다. 대부분 유학의 교과서 같은 책들 혹은 개인 문집이고 희귀본 같은 것은 없다고 하시더군요. 매년 그 책들과 마주치다 보니, 내용이 궁금해져서 하루는 내용을 훑어보며 하나씩 읽어가던 도중 구수략 건/곤을 발견했죠. 훑어보니 수학책인 것 같아 자세히 살펴보려고 장인어른 양해를 구하고 집에 가져 왔습니다. 처음에는 삼각함수를 비롯해 기본적인 수학 내용이 등장하고, 중간부터는 지수귀문도를 비롯한 그림들이 보이더군요. 그 후에 마방진이 나오는데, 제 전공은 정수론이 아니라서 어떤 내용인지 바로 알 수는 없어 정수론을 전공하신 한상근 교수님께 물어 보니, 그 중에 직교라틴방진에 대한 내용이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기: 한상근 교수님께서는 이것을 처음 보신 후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이것이 직교라틴방진인지 등을 바로 알아 보셨나요?

한: 바로 알아차리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그 무렵에 수리과학과를 졸업한 학생들 중 지수귀문도에 관한 연구와 라틴방진을 암호학에 응용하는 연구를 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또한, 외국에서도 마방진 두 개를 이용해 새로운 마방진을 만드는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지식이 있는 상태에서 구수략의 마방진을 며칠 살펴보니 그것이 직교라틴방진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기: 사실, 저를 포함해서 많은 독자들은 직교라틴방진이나 9차 직교라틴방진이 무엇인지 잘 모르기도 합니다. 간단하게 직교라틴방진이 어떤 것인지를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한: 예시를 한 번 들어볼까요. 서로 다른 사단 6개가 있고, 각 사단에서 대령, 중령, 소령, 대위, 중위, 소위를 한 명씩 차출해서 총 36명을 행렬에 배치하는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단, 같은 사단에 속해있거나 계급이 같은 사람들은 같은 행과 같은 열에 배치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배치 방식을 직교라틴방진이라고 부릅니다. 

기: 처음 이 구수략이라는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오는 것을 알게 되셨을 때 어떤 기분이셨는지 두 분께 여쭈어 보고 싶습니다.

곽: 최석정 선생님께서 수학자이신 줄 알았는데, 유명한 조선시대 정치인이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굉장히 똑똑한 분이라고 생각했고, 한상근 교수님이 업적을 설명해 주셨을 때는 정말 대단한 분이라 느꼈습니다. 하지만 제 전공과는 분야가 다르다 보니 처음에는 그 가치를 몰라서 크게 흥분하지는 않았습니다.

한: 외국 수학사 연구자들 중 최석정의 연구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최석정이 오일러보다 먼저 직교라틴방진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고 하니, 그 지식이 얼마나 깊었는지, 그 뒤로 어떤 연구를 했는지 등에 관해 계속 물어보는 것이죠. 하지만 구수략을 발견했을 당시 우리 학과 이성연 교수님과 구수략을 읽어본 결과 최석정은 9차 직교라틴방진에 관한 내용은 자신이 연구했다고 확실히 밝혔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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