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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선 동문 (석사 85) 인터뷰

수리과학과 소식지에서 김화선 동문(석사 85)을 찾아 뵈었다. 김화선 동문은 현재 SkyLake Incuvest라는 Private Equity Fund 회사의 사장이시다. 이 회사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대표이사인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기술 투자회사이다. 기자들이 2015년 10월 서울의 모 식당에서 김화선 동문을 인터뷰 하였다. 기=학생기자, 동=동문

기: 안녕하세요, KAIST 수리과학과 학사과정 학생기자인, 13학번 황혁, 14학번 오수정 입니다. 이렇게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동: 반갑습니다.

기: 우선, 이창옥 학과장님께서, 모교 학과 통합공간 마련을 위한 기금모금에 약정 해 주신 점에 감사 말씀을 전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선배님께서는 이창옥 학과장님과는 어떤 연으로 처음 만나시게 되었나요?

동: 제가 KAIST 응용수학과 3회(주. 1985년 입학. 당시에는 학사과정이 없었다.)에요. 응용수학과가 KAIST가 설립 (주. 1971년)되고 나서 12년인가 후에 처음 생겼는데 그 당시 명칭은 수리과학과 대신 응용수학과라고 해서 통계 전공와 응용수학 전공이 같이 있었죠. 이창옥 교수님이 응용수학과 2회이고, 제가 3회이죠. 선후배 관계로 처음 만났는데, 당시에는 학과가 작아서 전학년이 다들 친하게 지냈죠.

기: 선배님께서는 석사를 마치신 80년대 후반 IT산업계로 진출하셨는데요, 요즘은 거대 산업분야이지만, 당시 선진국이 아닌 국내에서는 산업이 다소 태동기에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선배님께서도 엘리트 코스인 KAIST 석사 후, 교수 등의 학자가 되는 길과, IT산업에 투신하는 길 사이에서 고민을 하시지 않았을까 추측 합니다. 어떤 고민을 하셨고, 어떤 과정을 걸어 오셨는지 들려주세요.

동: 87년 2월, 석사를 끝내고 가정 사정 때문에 바로 취업 했어요. 마이크로소프트에 병역 특례로 갔지요. 개발부에서 6년 간 근무하고, 다음에는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했어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퇴사 전 마지막 3년은 사업과 연구 관련 이사로 재직 하였죠. 취업 할 당시에는, 국내에서 마이크로소프트를 알아주는 사람이 많지 않았어요. 그 시절에는 통계청이나 삼성전자 같은 곳이 더 인기가 높았지요. KAIST 전산학과 1회 졸업생인 이범천 박사가 ‘큐닉스’라고 컴퓨터 회사를 만드셨는데,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산하 부서였다가, 제가 입사할 때 막 큐닉스에서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로 독립한 때였죠. 이범천 박사와의 인연으로 ‘아, 마이크로소프트라는 회사가 성장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소프트웨어 분야가 미래에 중요한 분야가 되겠구나.’라는 판단이 들었는데, 돌이켜 보면 당시 아주 잘 한 판단이었죠. 처음에는 MS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나중에는 MS 윈도우 한글화 작업도 했습니다. 윈도우를 만들고 보니 사람들이 윈도우를 잘 모르더라구요. 그러다가 제품을 팔기 위해서 마케팅 부서를 가게 되었던 거죠. 중간에 3년 반 정도 가족과 함께 미국에 가서 MS 본사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아시아 시장 마케팅에 대한 일을 하다가, 2001년에 귀국 후 다시 3년간 사업 관련 부서에서 일했습니다. 그 때 쯤, 국내에 인터넷이 붐이 일면서 국내 초창기 회사들, 예로, Naver, NCSoft, 야후 코리아 등등 이런 회사들과 많은 교류를 했어요. 외국기업에서 오래 일 했으니, 이제 한국 회사에 기여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참에 그 인연으로 가장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NCSoft로 옮겼어요. 지금은 게임이 주인 회사지만, 당시 NCSoft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만들던 회사였어요. NCSoft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다가, 커리어에 변화를 주고 싶어서 마지막 1년은 매 달 미국에 가서 MBA 과정 공부를 하였는데, MBA를 하기 위해서 45살의 나이에 영어 공부를 하려고, 매일 새벽 출근 전 토플 학원을 다니기도 했어요. 현재는 IT 회사들에 주로 투자하는 기업인 SkyLake에 사장으로 근무 중입니다. 아직 PEF라는 개념이 생소한데, 미국의 Google 같은 거대 회사가 하듯 규모가 큰 투자는 못하고 있지만 서서히 저희도 투자 규모를 키워 나가는 중입니다.

기: 선배님께서 하시는 업무들에 대해 간략적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통상적인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시나요?

동: 주로 투자에 관련된, 투자된 회사들에 관련되거나, 투자 자금을 모으는 것에 관련된 자료들을 보고, 전략 투자 미팅을 통해서 자료를 분석하는 일이 대부분이죠.

기: 선배님께서는 수학에서 시작하여, IT산업, 금융 산업 등으로 영역을 넓혀 진출하셨는데요, 요즘 많은 후배들도 수학자의 길 외에, 수학에 바탕을 둔 산업들인 IT나 금융 등에 관심을 가집니다. 이런 진로를 꿈꾸는 후배들이 학창 시절에 어떤 경험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여쭙습니다.

동: 아무래도, 다른 회사를 분석하고 투자하는 데는 많은 사회적 지식이 필요해요. 관련 배경이라던가 시사 지식을 쌓는 것 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경험이 많이 필요한데, 여러분이 학부 시절 배우고 있는 수학은 기초 교양이라고 생각했으면 해요. 그 중 문제를 분석하는 모델링을 좀 더 능숙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기에 인문학적 지식을 추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편, 모든 수학도가 순수수학으로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수학을 응용해서 무언가와 융합할 수 있는 여러 분야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기: 선배님의 KAIST시절과 요즘 학생들의 경험은, 약 30년 차이의 세월로 인해 경험의 내용이 다를 것 같습니다. 대학원 시절 기억나는 재미난 일에 대해 들려 주십시오.

동: 처음 KAIST 석사 과정에 입학했을 때, 시험 보는 방식이 남달랐어요. 저녁 쯤 시험 시작에 제한시간은 다음 날 아침 교수님 출근 전까지였지요. 조교님이 칠판에 다섯 문제 정도를 적어 놓으면 오픈 북으로 문제를 풀고 제출하는데, 언젠가 시험에서는 새벽 2시까지 한 문제 밖에 못 풀겠더라고요. 몹시 좌절 했던 경험이 기억나네요. 그리고… 당시는 학교 쪽문 바깥에 마을이 있고 우물이나 마을회관도 있었어요. 당시에는 기숙사가 공사 중이라, 1층에 건설 인부들을 위해 임시 설치한 매점도 있었는데, 거기서 소주와 새우깡을 시켜놓고 먹던 기억이 나네요.

기: 선배님께서는 기술 기업 투자 업무를 하시니, 새로운 기술 동향, 기술의 상업화 등에 밝으실 것 같습니다. 어떤 산업들에 학생들, 특히 수리과학 관련 전공 학생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지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동: 지금은 잘 안 보이더라도, 어느 날 특별히 관심이 생기고 잘 할 수 있는, 흥미로운 내용이 보일 때가 있을거에요. 굳이 금융 쪽이 아니더라도 수학적인 지식을 이용해서 응용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보면, 굉장히 다양한 가능성을 볼 수 있거든요. 통계적 모델링, 컴퓨터 사이언스 등등 굉장히 많은 분야가 있기 때문에 대학교의 수학은 기초 교양으로 생각해도 좋아요. 순수수학 연구도 좋지만, 정말 수학 연구가 재미있고 어려운 정리를 쉽게 이해하는 직관을 가진 것이 아니라면, 수학과 다른 분야와의 융합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무엇이건 계속해서 배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 마지막으로, 지금 학생들은 선배님의 자녀뻘 세대인데요, 인생 경험을 토대로 해 주실 삶의 조언을 청합니다.

동: 학문의 길은 길고 배워야 할 것도 많아요. 항상 즐겁게 하시고, 졸업 후 어떤 직업을 가지더라도 단기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마치 컴퓨터 게임처럼, 지금 있는 던전 (주. 영어 단어 dungeon으로 동굴이라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롤플레잉 게임에서 유저의 캐릭터가 게임을 진행하는 동굴같은 배경 공간을 말한다.)에서 획득한 아이템을 활용해서 다음 던전으로 진출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다음 과정의 답을 미리 보여주는 인생이란 없습니다. 학부 때 열심히 공부하고 많은 사람과 대화해 가면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탤런트를 파악해 보고 본인이 재미있게 잘 할 수 있는 길을 계속

찾다보면, 20대 말 쯤에는 아마 잘 할 수 있는 일이 보이기 시작 할 거에요. 그 경험이 더 쌓이면 30대 중반에서 다음 길을 만드는 것이고요. 인생은 절대 답을 미리 보여주지 않아요. 세상을 살다 보면 바람도 불고, 춥기도 하고, 비도 오고, 낙엽도 떨어지고… 그러다가, 꽃이 피고, 눈도 보고, 그러는 거지요. 화창한 날만 있으면 좋겠다 싶겠지만, 정말 그렇게 되면 햇살에 가뭄으로 다 말라죽게 됩니다. 이러한 것들을 겪으면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느낄 수 있어요. 제가 45세에 NCSoft 부사장이라는 직위에도 다음 단계로 변화하기 위해서 토플 학원을 다녔듯이, 여러분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기: 오늘 좋은 말씀 대단히 감사 합니다. 귀중한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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