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학생들의 기말고사 시험지를 수거하여, 채점을 위해 철을 하고 난 후에 연구실에 돌아왔습니다.
비록 아직 한 학기의 마무리를 하기에는 몇 가지 일들(채점, 점수 입력, 성적처리 등)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기말고사라는 큰 일을 치루었으니 저의 입장을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한 학기 동안 나름대로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지키면서 조교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미 작년 12월 부터 연습반 배정을 어떤 식으로 할지, 연습반 강의실과 조교는 어떻게 정할지, 연습반 운영은 어떤 식으로 하며, 점수 배점은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
조교장으로서 결정할 사항을 하나씩 정해 가며, 학생들이 불편하지 않고, 공정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 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학점이나 평가를 어떻게 공정하게 할 것인가 보다는..
이 수업을 듣고 얼마나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였습니다.
평가의 공정성을 추구한 것도 학생들의 배움의 의욕이 꺽이지 않기 위함이였고..
연습반 출석 점수와 Quiz 회수등을 정할 때도, 이것이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배움의 기회를 줄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또한 게시판 분류도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신경을 썼고.. 게시판의 질문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답변을 달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기말고사 시험 범위를 묻는 질문에 동문서답 처럼..
"배우지 않은 곳에서 시험문제가 나오지 않습니다."라는 애매한 답변은..
수강생들이 9장의 내용도 소홀히 다루지 않았으면 하는 저의 소박한 바램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에 시험 문제를 받았을 때는 교수님께서는 9장의 내용을 문제로 출제하셨습니다.
하지만 그건 처음에 공지한 범위와 다르고, 그것에 대해서 갑작스럽게 공지하면서까지 강행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부담이 되고, 여러 교수님이 가르치는 과목에서 기본 원칙을 무시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말씀드리고 교수님께서 9장의 문제를 삭제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학기 초의 공지했던 기말고사 범위를 다시 한 번 확정하여 8장까지라고 말하는 것은..
이미 수업 시간을 할애하여 진도를 나간 부분을 공부하지 않게 확정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9장은 나름대로 선형대수학 개론에서 중요한 부분이며, 예전에는 항상 강의 스케줄에 포함된 부분이었습니다.
이런 부분을 학습하지 않게 하는 것은 조교로서 무책임한 생각이 들어.. 저는 애매한 답변을 하게 되었음을 학생들께서는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물론 그런 것들로 인해서 9장을 조금이라도 공부하여..
시험 범위 부분을 공부하는 데 조금이라도 시간을 빼앗긴 학생들께서는 너무 억울해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조금 더 큰 잣대로 보시면, 여러분들은 시험 성적을 조금 잃었을지는 모르지만, 사실 선대개론에서 중요한 몇 가지 개념을 조금 더 익혔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저는 저 나름대로 한 학기를 조교로서 잘 해 왔다고 생각하는데..
학생 여러분은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지키며 실천했는지 궁금합니다..
조교장으로서 학교 선배로서 조언을 하자면..
학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인 지금 자신을 돌아보시길 바랍니다.
학점에만 너무 열심을 보인 건 아닌지..
배움의 기쁨과 학문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지.. 말입니다..
기말 고사 시험 범위를 애매하게 알려 드린 조교장의 변명을 쓰려다 글이 길어졌군요..
학생 여러분! 한 학기동안 수고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