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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Z 2016을 다녀와서

2016년 7월 초,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MINZ(Mathematics-in-Industry New Zealand)가 개최되었다. MINZ는 산업체로부터 의뢰 받은 산업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학술 행사로, 이 학술 대회의 참가자들은 산업체에서 파견된 사람들에서부터 수학, 통계, 컴퓨터 공학 등 여러 분야에 종사하는 연구자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올해 MINZ에는 산업계 24명, 학계 78명(교수 34명, 학생43명, 고등학교 교사 1명)을 포함하여 총 102명이 참가하였으며, 한국에서는 나를 포함하여 KAIST 수리과학과 이창옥 교수님, 강완모 교수님, 이화여대 이준엽 교수님, KAIST 박사과정 학생 전수민, 노희상, 정호현이 참가하였다.

이번 MINZ에 주어진 문제는 총 6가지로, 뉴질랜드의 전력회사 Transpower, 과일을 포장하는 일을 주로 하는 Compac sorting, 키위로 유명한 Zespri, 분유를 유통하는 Fonterra, 일본의 해양연구기관 JAMSTEC, 뉴질랜드 철강회사 NZ Steel 등이 참여하였다.

내가 참여한 프로젝트를 주관한 Transpower는 미래의 태양광 발전량을 예측하고, 그에 따른 전력망을 구축하는 문제를 제안하였다. 세계적으로 태양광 발전량은 매 2년마다 2배씩 증가하고 있고, 특히 우리나라는 정부의 지원을 힘입어 2015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12번째로 태양광 발전을 많이 하는 나라가 되었다. 즉, 지금 Transpower가 고민하는 문제는 뉴질랜드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고민했거나 혹은 앞으로 고민할 문제라는 뜻이기도 하다. MINZ 2016에서 접근하는 방식이 우리나라의 문제에도 적용 가능할 거라는 기대로 이 세션을 선택하게 되었다.

각종 데이터를 위치와 연관하는 작업
각종 데이터를 위치와 연관하는 작업

문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었다. 하나는 각 지역별로 태양광 발전량이 얼마나 될지 예측하는 문제, 다른 하나는 생산된 에너지를 어떻게 분배할지에 대한 문제였다. 첫 번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 기상 정보를 통해 각 태양 전지판 하나의 생성 에너지를 예측하고, 앞으로 얼마나 많은 태양 전지판이 설치될 것인지 성장곡선을 통해 예측하여 전체 발전량을 추정하였다. 두 번째 문제를 위해서는 우선 전력 수요를 예측했어야 했는데, 필요 전력은 인구수를 기반으로 추정하기로 했으며

각 지역의 예측된 태양광 발전량과 비교하여 남는 전력 혹은 부족한 전력이 얼마인지 확인해보았다. 나는 주로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주어진 데이터들을 가공하는 작업을 하였다.

전반적으로 매우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산업과 수학간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한국에서도 수학 전공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MINZ와 같은 행사가 개최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상담조교로 지내면서, 수학과 후배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주 나오는 질문이 ‘수학을 전공하고 사회에 나가면 (혹은 회사에 가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였다. 학생들의 답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나는 더 무궁무진한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MINZ와 같은 행사가 그런 질문에 학생들 스스로 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믿는다. 수학과 학생들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러한 행사는 분명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회사에서도 수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접근법을 보고 직면한 문제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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