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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슈어테크(InsurTech), 보험산업의 새로운 혁신

글로벌 컨설팅 회사 KPMG는 “세계 핀테크 100대 혁신기업”이라는 보고서에서 선도적인 4차 산업혁명 기업을 발표한다. 2016년에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1위는 중국 온라인 보험사 중안보험, 2위는 미국의 건강보험회사 Oscar로 모두 7개의 보험사가 100대 혁신기업에 포함되었다. 

중안보험은 중국 대표 인터넷 기업인 알리바바, 텐센트와 핑안보험이 2013년에 설립한 인터넷 전문 손해보험회사로 보험료율 산출과 보험금 지급 시스템을 자동화하고, 보험계약, 요율산출, 인수심사, 보험금지급 등 업무를 빅데이터 분석으로 처리하고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에 기반한 4차산업혁명이라는 파도는 보험산업도 휩쓸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들이 보험산업에 접목되어 새로운 서비스가 창출되는 것을 『인슈어테크(InsurTech)』라고 한다. 이러한 인슈어테크는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운전자 습관을 반영하여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UBI(Usage-Based Insurance) 보험이 개발되어 판매 중에 있다. 또한, 보험금에 대한 신속한 지급을 위해 블록체인에 의한 인증 시스템이 활용되기도 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보험개발원에서는 다양한 인슈어테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최근 발생한 경주와 포항의 지진과 같이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홍수·지진 피해에 대한 평가 모델을 개발한다. 향후 농민들을 위한 농작물보험이나 주택 및 상업시설을 위한 거대재해보험 개발에 평가 모델을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자동차 사고 발생시, 사고 부분의 사진만으로 지급보험금을 정확하고 빠르게 자동 산출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기법으로 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다. 한편 작년에는 당뇨유병자의 합병증 발생과 사망 그리고 의료비 예측을 위해 빅데이터 기법을 적용한 모형을 개발하였다. 당뇨 합병증은 9가지, 사망원인은 3가지로 분류한 후 연령, 성별, 공복혈당, 요단백, 흡연기간, 당뇨가족력 등의 변수를 통해 사망률 및 필요한 의료비를 예측하였다. 이어서 올해는 고혈압 합병증 모델을 개발하고 내년에는 간질환, 심장질환 등으로 예측 모델 개발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예측 모델이 개발되면 유병자가 가입할 수 있는 특화상품 출시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의 보험상품은 병력이 있으면 가입하기 어렵지만, 예측모델을 통해 가입이 가능한 상품이 개발될 수 있는 것이다. 

모형개발과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약 100만명의 의료이용 현황(진료 및 건강검진), 사회경제적 현황(장애,사망,소득수준)에 대해 10년 넘는 기간의 데이터를 이용한다. 이러한 데이터는 대략 150GB의 규모가 되어 데이터 처리를 위해 Hadoop과 같은 별도의 분산처리 시스템을 이용한다. 고혈압에 대한 합병증 발병률 및 사망률 예측을 위해 인공지능분야에 활발히 사용되는 신경망 모형(Neutral network model)을 적용한다. 대량의 데이터가 신경망 모형을 통해 학습이 되고, 추정된 결과는 검증 및 평가를 통해 유효성을 입증하게 된다. 이러한 예측모형을 만들기 위해서는 미분방정식, 회귀분석 등의 기본적인 수학, 통계학적 지식 외에 R, Python 등을 활용한 프로그래밍 능력, 신경망 모형을 포함한 다양한 인공지능 기법 이 필요하다.

한 사람이 이 모든 일을 할 수도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팀 단위에서 진행된다. 따라서, 프로젝트 팀 내에서 제한된 시간 내에 최선의 결과가 도출되도록 조율해가는 의사소통 능력도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경제학 또는 경영학 전공자들이 팀을 이끌어 가고 수학, 통계전공자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였으나 최근에는 기술을 이해할 수 있는 자가 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인슈어테크는 보험의 기반에서 4차산업혁명의 기술을 접목하므로 수리적인 지식을 많이 필요로 한다. 필자는 KAIST 수학과에서 대수학, 실,복소해석학 등 고전적인 수학 외에 수치해석, 큐잉이론, 다변량분석, 기계학습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고 연구할 수 있었던 것이 현재를 버틸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인슈어테크를 통해 혁신을 도모하는 보험 산업은 수리적 모형과 다양한 통계데이터가 결합된 산업으로 수학 및 통계 전공자를 필요로 한다. 지적 호기심이 넘치고,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선후배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노건엽 박사

필자 약력

  • 경북대학교 수학과 졸업, 
  • KAIST 수학과 박사 (2007년), 
  • 미래에셋생명, 우리투자증권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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