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과학과의 자연과학동 1층에 조선시대 수학자로서 세계적으로 업적을 인정받은 최석정을 기념하기 위해서 ‘최석정 강의실’을 개설하고 9월 6일에 현판식을 가졌다. 이 행사를 위해서 특별히 변재일 국회의원이 참석하였고, 학교에서는 신성철 총장과 보직자들이 함께하였다. 9월 7일에는 최석정 기념 강연행사로 김영욱(고려대), 송홍엽(연세대) 교수 초청강연이 있었다.
최석정은 현종과 숙종대의 정치 중심에서 활약한 문신이면서 학문에 힘쓴 대표적 조선 시대 학자로서 2013년에 대한민국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에 “선현/수학자”로 선정되었다. 정치 환경의 변화로 8차례 영의정에 올랐으며 직업 관료로서 명분에 집착하지 않고 백성의 어려움을 보살피며 정치적 폐단을 개혁하려 하였고 당쟁으로 인한 화를 줄이려고 힘썼다. 문장과 글씨에 뛰어나고 양명학(陽明學)을 발전시켰으며 음운학(音韻學)과 수학에도 뛰어나 ‘명곡집(明谷集)’, ‘경세정운(經世正韻)’, ‘구수략(九數略)’등 많은 저서를 남겼다.
오늘날 오일러((Leonhard Euler)의 직교라틴방진을 조합수학의 효시로 여기고 있고 직교라틴방진과 라틴방진의 개념은 조합수학의 중요한 주제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최석정의 저서 구수략에는 9차 직교라틴방진과 이를 이용하여 만든 9차 마방진이 있는데, 이는 오일러가 1776년 발표해서 고안해낸 직교라틴방진보다 최소 61년을 앞서는 일이다. 이 사실은 2007년 조합론디자인편람(Handbook of Combinatorial Design, Chapman & Hall/CRC 출판)에 언급되면서 세계 최초임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구수략의 부록인 정(丁)편의 하락변수에는 다양한 크기의 마방진과 이를 생성하는 직교라틴방진뿐만 아니라, 정6각형의 연속배열로 이루어진 그래프의 꼭짓점에 1부터 30까지의 숫자를 한번씩 사용해서 각 육각형의 꼭짓점에 있는 6개 숫자의 합이 93으로 일정한 ‘지수귀문도(地數龜文圖, hexagonal tortoise problem)’가 기록되어 있다. 이는 당시까지 세계 어느 기록에도 찾아볼 수 없는 숫자의 배열이며, 라틴방진 및 직교라틴방진과 더불어 오늘날까지도 컴퓨터 계산과학 및 순수조합수학 분야에서 관심받고 있는 주제다. 이 또한 조합수학 분야를 개척한 내용으로 이와 관련된 많은 문제를 후손에게 남겼다.
이용남 학과장은 한국의 수학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한 최석정의 업적을 기리고 그의 정신을 이어 받아 수학을 계승 발전시키자는 차원에서 ‘최석정 연구소’(가칭) 설립을 추진하기로 하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