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경상북도 영양군 관내 고교수학 수월성 교육 참여 수기

경상북도 영양군 관내 고교수학 수월성 교육 참여 수기

 

우리는 지난 7월 21일부터 24일까지 경상북도 영양군에 다녀왔다. 영양군은 인접한 대도시인 안동시에서 산을 따라 난 국도를 따라 약 한 시간 정도 자동차로 이동하면 도착할 수 있는 곳으로, 우리 나라에서 경상북도 울릉군 다음으로 인구가 적은 시/군이라고 한다. KAIST 수리과학과는 영양군과 상호협력을 통하여, 영양군 관내의 수학 분야에서 우수한 고등학생을 선발하여 대학수준의 심화학습을 제공하고 지역교육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자, 3박 4일간의 관내 고교수학 수월성 교육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 행사는 대학교에서 배우는 대수학, 기하학, 미적분학 등을 고등학생에게 알맞은 수준으로 가르쳐서, 학생들이 대학교 수학을 체험해보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2013년 여름에 처음 개최되었으며, 올해 두 번째를 맞는다.

이번 행사에는 우리 학과의 학과장이신 이창옥 교수님과 박진현 교수님께서 서로 다른 주제를 가지고 교육을 진행하셨다. 우리는 두 분 교수님 강의의 연습 조교로서 교육에 참여하게 되었다. 연습 조교의 역할은, 매 강의 후에 강의 내용과 관련된 연습문제를 학생들과 함께 풀어보고 논의하는 것이었다.

처음 도착하여 느낀 영양군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도시였다. 하늘은 높고 공기는 맑으며, 풀, 나무, 그리고 꽃들이 곳곳에 예쁘게 가꾸어져 있었다. 우리는 영양군에 도착하자마자, 영양군청에 들러 관계자 분들과 점심 식사를 하며 교육에 관해 논의하는 것으로 첫 날 일정을 시작하였다. 군청 관계자 분들께서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덕분에, 첫 날 점심뿐만 아니라 3박 4일동안의 일정 동안, 다슬기, 송이버섯, 각종 산나물 등의 온갖 푸짐한 영양군의 음식을 맛보고 돌아올 수 있었다.

교육은 영양여자고등학교에서 진행되었다. 첫 날과 둘째 날은 박진현 교수님께서 군론(group theory)에 대하여 강의를 하셨다. 군론은 보통 대학교 3학년 때 현대대수학 강의에서 접해볼 수 있는, 고등학생들에게는 제법 어려울 수도 있는 분야이다. 박진현 교수님께서는 수(number), 잉여계(residue), 대칭(symmetry) 등의 고등학생들에게도 충분히 친숙한 예시들을 이용하여, 고등학생의 눈높이에서 매우 흥미롭게 강의를 하셨다. 학생들도 내용에 대해 토의하는 등, 강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셋째 날과 넷째 날은 이창옥 교수님께서 행렬식(determinant)에 대하여 강의를 하셨다.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행렬의 행렬식을 구하는 방법부터 일반적인 행렬식의 성질까지 차근차근 진행되었다. 또한, Cramer의 공식이나 Gauss 소거법을 이용하여 연립일차방정식을 해결하는 방법이나, 행렬식을 이용하여 도형의 면적을 계산하는 방법 등의, 행렬식이 고등수학에 응용될 수 있는 내용들에 대하여도 학습하였다. 학생들은 특히, 잘 알고 있던 고등수학의 사선식(평면 위의 삼각형의 세 꼭짓점의 좌표로부터 삼각형의 넓이를 계산하는 공식)이 사실은 새로 배운 행렬식과 같다는 것을 매우 신기해하였다.

우리가 주관한 연습 시간에는, 강의 내용과 관련된 연습문제를 같이 풀어보고 토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새로 배운 내용들이 고등학교 수학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는지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토의하였다. 기억에 남는 주제를 꼽자면, 군론의 Burnside 공식(군 작용(action)의 궤도(orbit)의 개수를 세는 공식)을 고등학교 수학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학생들과 친숙했던 문제의 새로운 풀이에 큰 관심을 보이며 연습 시간에 참여하였다.

강의 내용과 관련된 주제 외에도, 학생들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궁금한 것들을 질문하였다. KAIST를 입학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학 생활은 어떤지, 미적분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고등학생의 순수함이 묻어나는 질문들에 대답을 해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마지막 교육을 마친 후에는 영양여자고등학교의 교장/교감선생님, 영양군청 주무관님, 그리고 교수님 및 학생들과 함께 수료식을 진행하였다. 비록 4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열심히 교육에 참여해주고, 높은 성취도를 보여준 학생들이 매우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우리 또한 교육에 연습 조교로 임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 이렇게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음에 정말로 감사하다. 다시 한번 영양군에 방문할 기회가 있기를 소망한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