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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과학자상을 수상한 오성진 동문

[오성진 동문 약력] KAIST 수리과학과  2008년 학사 조기 졸업. 미국 Princeton 대학교 수학과 2013년 박사 졸업. 미국 UC Berkeley 대학교 수학과 Miller 리서치 펠로우(2013-2016). 고등과학원 CMC 연구교수 (2016-현재). 2016년 대한민국 젊은 과학자상 수상. 포스코 청암 사이언스 펠로우쉽 선정, 한국을 빛낼 과학자 30인 선정.

2017년 4월 19일, KAIST에 세미나 강연을 위해 방문한 오성진 동문을 교내 카페에서 만나서 인터뷰를 하였다. [학생기자=기, 동문=동]

기: 젊은 과학자상은 만 40세 이하의 젊은 과학자들 중 매우 뛰어난 업적을 남긴 상이라고 들었습니다. 아직 20대 후반이신데 이렇게 상을 받게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저희는 학부생들이라 좀 알아듣기는 어렵겠지만 간략하게 교수님께서 하신 연구 분야에 대한 말씀, 그리고 주요 수상 업적으로 인정된 업적을, 대략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동: 저는 주로 비선형 쌍곡 방정식 (nonlinear hyperbolic PDE)의 해, 그 중에서도 전파속도가 유한하고 비선형적인 편미분 방정식들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말이 조금 어렵긴 한데, 물리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방정식들이 다 이런 꼴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대표적으로는 일반상대성이론에서의 아인슈타인 방정식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제가 상을 받은 연구 분야를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그 중에서도 ‘강한 우주 검열 가설 (strong cosmic censorship hypothesis)’에 관한 것인데 양-밀스(Yang-Mills) 방정식을 이용해 전하나 스핀을 가지고 있는 블랙홀에 대해 시간에 따라 해가 어떻게 되는지를 연구했습니다.

기: 선배님은 수학 연구를 직업으로 하시는데, 수학은 선배님께서 언제부터 좋아하시고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하셨는지요?

동: 사실 처음부터 수학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생물을 더 좋아했는데, 그 때는 수학을 기계적이라고 생각해서 크게 흥미를 못 느끼고 왜 풀어야 되는지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미적분학을 배우면서 처음으로 재미를 느꼈습니다. 입실론-델타 논법처럼 엄밀하고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을 접하면서 흥미를 느꼈습니다. 수학은 특히 여러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도구가 되고 구조 자체도 아름다운 내용이 많아서 아직까지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KAIST 학사과정에 입학했을 때만 해도 수학을 직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않고 있었는데, 학과를 선택할 때 수학과 생물 중 하나를 선택해야겠다는 순간이 왔습니다. 그 때 수학을 선택하면서 본격적으로 수학의 길을 걷게 된 것 같습니다.

기: 혹시, 생물을 좋아하셨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동: 생물도 잘 살펴보면 뭐랄까, 암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일종의 체계나 뼈대가 있습니다. 왜 다른 생물들이 같은 구조를 가져야 되는지 이런 내용이 너무 신기하고 분자생물학이 특히 재미있어서 좋아했습니다.

기: 선배님의 대학시절에 대해서 질문을 드려보고 싶습니다. 선배님께서는 대학을 2년 만에 졸업을 하시고 박사과정에 진학을 하셨는데요, 어떻게 그렇게 빨리 졸업을 하실 수 있었는지요?

동: 일단 저는 석사를 따로 하지 않고 바로 박사(석사 통합의) 유학을 떠났습니다. 유학 지원서를 작성할 때가 만 18세였고 유학을 떠난 것이 만 19세였습니다. 일찍 졸업한 것은, 한국과학영재학교 시절 따놓은 AP (편집자 주: Advanced Placement 라고 하여, 대학과정을 고교에서 미리 공부하여 학점 인정을 받게 해 주는 제도. 한국과학영재학교 및 몇 소수의 고교는 KAIST와 이런 특별 연계가 있다.) 덕분이 큰 것 같습니다. 그것 말고도 KAIST에 학점인정시험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할 수 있어 보이는 과목은 방학 때 미리 공부하고 학점 인정시험으로 쳐서 통과한 것도 꽤 많습니다. 그 덕분에 2년 졸업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기: 선배님께서 박사과정에 유학을 가셨던 프린스턴 대학교는, 수학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로 꼽히는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또 버클리 대학교에서는 3년간 리서치 펠로를 하셨다고 들었는데, 각각 두 곳의 분위기는 어떠하였는지, 카이스트에서의 생활이나 기억과 비교하여 어떤 경험을 하셨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버클리와 프린스턴, 카이스트 등에 계시면서 느낀 학풍이라던가 분위기의 차이는 어떠하셨는지요?

동: 아무래도 제가 한국에서는 학부 생활만 했고 미국에서는 대학원 생활만 했기 때문에 섣불리 비교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냥 학부와 대학원 자체의 본질적 차이를 비교하자면 굉장히 환경이 달라서 적응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일단 대학원으로 가면 요구되는 능력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학부 때는 그냥 책에 있는 정리나 내용을 이해하고 흡수해서 그대로 써먹으면 되는데 대학원은 그게 목표가 아닙니다. 프린스턴 대학원은 course work (편집자 주: 대학원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배우는 기본적인 필수 교과목 이수과정. 몇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대학의 대학원 과정에서는 이런 과정이 있다.) 없어서 1년 동안은 박사자격시험 준비를 하고 시험을 치고 나면 바로 연구에 투입됩니다. 그러면 이제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집니다. 학부 때처럼 시험에 써먹는 것이 아니라 직접 이해하고 연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연구를 하다 보면 책에서 나온 것만큼 예쁜 상황들은 별로 없다고 봐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익숙하지 않아서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때 주변 대학원생들이 대단히 진지하고 능력이 뛰어난 좋은 친구들이 많아서 덕분에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친구들이 지금은 공동 연구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기: 선배님께서 박사과정에서 전공하시고 지금도 연구하고 계신 분야는 해석학, 특히 그 중에서도 편미분방정식 분야라고 들었는데요, 이 분야를 택하시게 된 계기라던가 동기 그런 것 등이 있으셨나요?

동: 주변을 보면 본인이 원래 어렸을 때부터 로망을 가지고 있던 분야가 있거나 본인이 하고 싶은 하나의 큰 토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그런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온 것 같습니다. 공부를 하다 보니 해석학이 재미있어서 저에게 맞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원래 정리 (theorem) 보다는 원리 (principle)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편미분방정식이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물리랑 관련된 것들도 좋아하고 직관적이고 아이디어에서 나오는 것들이 수학적으로 구조화되는 부분에 크게 흥미를 느껴서 취향을 따라가다 보니 이 분야를 선택하게 된 것 같습니다.

기: 선배님께서 지금 계신 고등과학원 이후에도 수학계에서 계속 연구를 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이후의 인생 계획이라던가 목표나 포부 등에 대해서 한 말씀 듣고 싶습니다.

동: 계획은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재미있어서 수학 연구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수학자라는 직업이 경제적으로는 큰 역할을 못하더라도 사회에 없으면 안 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사회에 수학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많을 수는 없지만, 제가 운 좋게 그 자리 중에 하나를 운 좋게 맡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회가 계속 주어지게 된다면 계속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아마 나중에는 교수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 마지막입니다. 지금 재학생들 중에는 경우에 따라서는 응용분야를 전공하고 회사나 기업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 혹은 창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 수학을 바탕으로 타 전공으로 진출하여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 혹은 공직에 가고 싶은 사람 등 여러 사람들이 있겠지만, 또 순수 수학분야를 계속 공부하여 수학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자유롭게 부탁 드립니다.

동: 주변에 잘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풀 죽을 때도 있을 텐데, 저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자극 받을 수 있는 상태가 오히려 좋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뒤쳐지는 것 같아도 결국 나중에는 따라잡을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수학에서는 특히 숙련도가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하는데, 다시 말하면 아는 만큼 더 많이 보이고 더 빨리 푸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조금씩만 해도 오래 붙들고 있으면 언젠가는 잘해질 것이라고 봐도 되는 거죠. 그리고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저는 이것이 맞다고 믿습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재미있는 것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모두 여유를 가지고 재미있는 연구를 하기를 바랍니다.

기: 귀한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좋은 말씀과 조언 많이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동: 감사합니다.

수리과학과 동문들의 소식 제보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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