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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수리과학과 해외석학초청강연, 예핌 젤마노프·강티안 교수

KAIST는 지난 3월 20일 ‘비전 2031’을 선포하고 개교 60주년을 맞는 2031년까지 세계 10위권 대학 진입을 위한 새로운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수리과학과는 비전 선포식 행사에 맞춰 3월 21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학자 2명을 초청해 교내 구성원들을 위한 특별대중강연을 개최했다. 이번 강연에는 학생, 교수, 연구원 등 약 150명이 참석해 많은 호응을 받았다.

 

강연자로 초빙된 수학자는 예핌 젤마노프 교수(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와 강티안 북경대학교 부총장(전 MIT 및 프린스턴대학교 교수)으로 두 사람은 대수학과 기하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자로 꼽히고 있다.

 

먼저 강연자로 나선 젤마노프 교수는 ‘점근적 군론(Asymptotic Group Theory)’이라는 주제 강연에서 유한군(finite group)들의 극한(limit)을 언급한 후 이론컴퓨터과학, 정수론, 대수적위상수학, 조합·기하군론 등 유한군과 타 분야와의 연관성에 대해서 설명했다.

 

추상대수학(abstract algebra) 분야 석학으로 알려진 젤마노프 교수는 흔히 ‘군(groups)’이라고 알려진 대수 구조(algebric structures)를 연구해오고 있다. 그는 비결합 대수의 조합문제(combinatorial problems in non-associative algebra)와 군론(group theory)에 대한 업적으로 유명하며, 특히 대수학 분야의 난제였던 제한된 번사이드 문제(restricted Burnside problem)를 해결해 1994년에는 필즈상(Fields Medal)을 수상하기도 했다.

 

젤마노프 교수는 1980년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주립대학교(Novosibirsk State University)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85년에는 러시아 레닌그라드대학교(Leningrad University)에서 박사후학위를 수여받았다.

 

그는 1990년부터 2001년까지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캠퍼스, 시카고대학교, 예일대학교에서 교수를 역임한 뒤 지난 2002년부터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UCSD) 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한 1996년 고등과학원이 설립됐던 첫해부터 지금까지 석좌교수로 활동하면서 우리나라 수학계와도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1994년 필즈상 수상 외에도 젤마노프 교수는 1996년 미국 예술과학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Arts and Science), 1997년 스페인 왕립과학원(Spanish Royal Academy of Sciences), 2001년 미국 국립과학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08년 한국 과학기술한림원, 2012년 미국 수학회(American Mathematical Society) 펠로우 등 세계 학술기관의 회원으로 선출되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두 번째로 강연을 펼친 강티안 교수는 중국계 수학자로 프린스턴대학교, MIT, 북경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는 등 미국과 중국을 오가며 미분 기하학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업적을 남기고 있다.

 

티안 교수는 ‘푸앵카레 추론과 기하화 추론(Poincaré Conjecture and Geometrization)’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위상수학 분야의 오랜 난제였던 두 추론을 소개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애써왔던 수학계의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1904년 프랑스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는 ‘닫힌 3차원 다양체는 3차원 구(sphere)와 위상동형이다’라고 주장했으며 수많은 수학자들은 그의 추론을 증명하고자 시도해왔다. 그 과정에서 1982년 미국 수학자인 윌리엄 서스턴은 푸앵카레 추론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기하화 추론’을 제안했으나, 이 문제 역시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했다. 위상수학 분야의 대표적인 난제였던 이 두 추론들은 마침내 2003년 러시아 수학자 그리고리 페렐만에 의해 풀렸다.

 

티안 교수는 푸앵카레 추론을 증명하는데 3차원 공간의 기하학적 구조, 곡면의 분류 등 여러 미분기하학적인 아이디어들이 사용되었으며, 결과론적으로 이런 이론들은 위상수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위상수학을 포함해 향후 기하학 분야의 발전상을 전망하면서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주요 난제도 소개했다. 그는 구(sphere)와 관련해 거의 마지막 문제인 ‘4차원 푸앵카레 추론(smooth 4 dimensional Poincaré Conjecture),’ 즉 4차원 구와 위상동형이지만 매끈한(smooth) 동형이 아닌 사례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았다면서, 이의 증명을 위해 자신을 포함한 많은 수학자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또한 티안 교수는 대중강연을 한 다음 날 22일에는 ‘기하화와 곡률흐름(Geometrization and Curvature Flows, I & II)’이라는 주제로 2회에 걸쳐 수리과학과 학생과 교수들을 대상으로 전문가 강연을 가졌다. 강연에서 그는 리치 흐름, 최소 모델 프로그램, 기하학적인 접근을 적용한 Kähler 다양체의 쌍유리 분류 등을 논했다.

 

티안 교수는 1982년 중국 난징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한 후, 1984년 북경대학교에서 석사(1984) 학위를, 1988년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그는 뉴욕대학교(1991-1996), MIT(1996-2006), 프린스턴대학교(2003-2017), 북경대학교(2010-현재) 등 세계 유수 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했으며, 2016년부터 지금까지 중국수학회 부회장, 2017년부터는 북경대학교 부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티안 교수는 미분기하학, 사교기하학, 기하학적 분석, 미분방정식 등의 연구 분야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그는 제19회 알란 워터맨상(1994)과 1996년 미국수학회에서 수여하는 오즈월드 베블런 기하학상(Oswald Veblen Prize in Geometry)을 수상했으며, 알프레드 슬로안 리서치 펠로우(1991-1993), 중국과학원 정회원(2001), 미국 예술과학아카데미 펠로우(2004)로 활동하고 있다.